얼마 전 서울에 간 김에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뮤지컬 두도시 이야기를 봤다.


(←창문에 붙어있던 포스터)


(↑해오름극장 로비에 있던 캐스팅보드와 포스터)



하나는 창작, 하나는 라이센스-찰스디킨스 원작

하나는 대학로의 소?중?극장, 하나는 국립극장

공통점이라면, 

둘다 재공연이고, 

둘다 스타파워가 작동할 수 있다는 점 정도... 

(블랙메리포핀스는 김수로 프로젝트 중 하나이고, 두도시 이야기는 서범석 같은 검증된 유명 뮤지컬배우 출연)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둘다 다른의미로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뮤지컬 아가사에게 실망한 후 블랙메리포핀스는 정말 반신반의로 시간이 맞아서 갔었는데 완전히 반해버린 공연이고.

뮤지컬 두도시 이야기는 찰스 디킨스 원작에 반해서 갔건만, 정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는...

(내용은 생략...직접보는것이 좋으니까..ㅎㅎㅎ;;;)

예전처럼 라이센스를 사들이는 공연들이 모두 좋은 공연들도 아니고, 

창작이라면 많은 검증이 필요했던 그런 시절이 가고 있는 것 같다.

많은 공연예술인들의 노력덕분이겠다..


물론, 김수로프로젝트는 다른 창작집단과 조금 다를 수도 있겠다.

다른 소규모 창작공연들에 비해 분명 혜택받은 자들의 모임일 수 있다.. 

그야말로 쏟아지는 공연작품들 중에 김수로라는 이름이 주는 차별성은 무시할 수 없는 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아닌) 연극이라는 장르적 특수성, 창작이라는 이름이 주는 검증되지 않았다는 뉘앙스는 

뮤지컬 두도시이야기와 같은 라이센스 뮤지컬에 비해 창작뮤지컬의 잠재적 상업적 가치가 낮을 수 있다는 느낌을 버릴 수 없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감히 이 공연 둘에 대한 생각을 창작공연 대 라이센스 공연에 대한 단상이라고 하려 한다.


솔직히 나는 공연을 사랑하지만, 전문적으로 파고들만큼 대단히 열정적인 몰두형 인간도 못된다.

드라마투르기를 쓸줄도 모르고, 그냥 (글을 잘 쓰고 싶기만 한-) 공부하는 사람이다.

그저 자주 보고, 내가 본 것 밖에 말할 줄 모르다보니, 나의 의견은 그저 의견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 물질주의만능시대에 자본만이 대한민국 공연계의 양적, 질적 향상에 답은 아니라는 아주 당연하지만, 어려운 진리를 느낀다.

비록 완벽할 수 없지만, 창작을 시도하고, 그런 시도를 함께 경험해주는 관객이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블랙메리포핀스는 일본에 라이센스를 수출했다니...이정도면 잘만든 창작뮤지컬이라 해도 괜찮지 않겠나-)

더불어 이런 시도들은 제작자들에게  

최근 잡음까지 있었던 두도시이야기와 같은 라이센스 뮤지컬들(연합뉴스, 뮤지컬'두도시 이야기' 29일 공연 10여분 앞두고 취소)을 들여오는 것이 공연계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모범답안은 아님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요즘 들어, 다시 공연을 열심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지방사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공연을 본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노력을 요한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된다.

같은 공연이라도 내가 원하는 배우들이 다 오지도 않으며, 서울에서는 몇가지 옵션이라도 있는 할인혜택도 없을 수 있다.

잘해야 2-3일 혹은 1주일 오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도 큰 선택지가 없다.

고속버스를 타고 원하는날 원하는 캐스팅으로 서울가서 보고 오나,

가까운 곳에서 선택지 없이 할인혜택없이 보나, 그게 그거 일 수 있다.

살아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없다고는 할 수 없는 장벽.

나는 나름 광역시에 살건만, 서울이 아닌 이상, 지방은 지방인가보다.

그렇지만, 나는 문화예술정책에 관심있는 한 사람으로서 기어이 서울에 가서라도 나의 공연근육을 단련해야할 것 같다..




뭐...다 핑계고...한번 공연을 보기 시작한 사람들은 그 매력에서 헤어나오기 어려우니깐!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  (0) 2015.05.09
리어왕 두번 보다.  (0) 2015.05.09
Inside Out trailer  (0) 2015.03.16
연극 유리동물원을 보고...  (0) 2014.09.01
괜찮은 영화 변호인: 사람 이야기  (0) 2013.12.21
Posted by a.to.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