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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4.12 4월, 타인의 아픔에 관하여...

4월은 잔인한 달이다.

세월호의 아픔을 생각하면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다.

사실 내 주변에 직접적으로, 세월호와 연관된 사람이 없다보니, 내가 아프다함은 참 공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회적 갈등과 관련한 이야기를 꺼내는데 있어 몹시 주저하는 내가,

오늘 굳이 이 글을 쓰려는 이유는,

타인의 아픔에 대해, 그만 아프라고- 아프지 말라고, 강요할 수 있다고,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두려워서이다.


누구도, 개인의 아픔에 대해 측정할 수 없고, 그래도 되고 안되고를 정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

아픈건 아픈거다.

위로해줄지 아니할지를 정할 수는 있지만,

아픔 그 자체에 대해 비난하거나, 그게 저렇게 아파할 일이냐를 정할 수는 없다.


죽은 자식을 대신해 돈을 준대서 자식이 물에 빠져죽기를 방치할 부모가 있을까.

(사회면에 나오는 싸이코패스 부모도 있지만, 본인이 그런 부모라고 생각하는 부모가 있을까)

그 돈 받고 아파하지 말아라라고 누구도 말할 수 없다.


제대로 된 국가라면, 한 사람 한 사람 사고로 가버린 국민들에 대해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 말이다. 잘잘못을 가리기 앞서, 어떻게 이렇게 된 것인지.

그만큼 알아봐줬으면, 돈 주었으면 되었다는 말은, 뱉으면 안되는 말이다.

충분한 위로라는 말은 위로해주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니까.


게다가-답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니다.  

이건 마른하늘에서 소행성이 유람선에 떨어지자 바다가 뜬금포로 갈라져 버린 문제가 아니니까.

사람이 일으킨 사고니까, 

잘 설명하고, 잘 설명하지 못한다면, 설명못하는 능력없음에 사과해야하고, 솔직하게 부딪혀야 하는거라고 난 생각한다.

솔직한 위로가 아니라면, 그때는 변명이다.


세월호 사건 때문에 경기가 나쁘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

사건을 덮고, 잊으면 경기가 좋아질꺼라 믿는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역겨움을 느낀다.

한 사회의 사고/잘못은,

덮고 잊어야 하는게 아니라-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알고- 다음 사고/잘못을 예방할때,

비로소 교훈이 되고, 역사가 된다.


아픈 이들을 함께 도울 생각이 아니라, 사라지라고 말해서는 안된다.

적어도 그 사고로부터 안전했던 사람들이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

희생된 이들은, 어떤 면에서 살아남은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었던 위험을 알려준 사람들이지 않을까.

공감까지 할 수 없데도, 비난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특히-

그만 되었다고 아프지 말라고 말할만큼, 아픈 사람 옆에 진정으로 오래 머물지 않은 사람-

그런 말 할 자격은 없다.


4월이 계속 아프지 않게-잔인하지 않기 위해, 

난 잊지 않고 싶다. 전화위복이었다고 말하는 그날이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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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o.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