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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2.02 대한민국의 여성 해방에 대하여...

언젠가 아는 선배의 말- 

"한국 음식문화가 바뀌지 않는한, 여성 해방은 요원하다"...

이젠, 단언컨데, 내 인생의 명언 중 하나이다.

매일 먹는 김치 담그는 방법만 봐도...그 선배의 말은 정말 뼈가 있다 못해, 옳다!


손빠른 옆집 아줌마가 부럽기는커녕, 

나는 안쓰럽단 생각만 든다.

저렇게 빠른 손에- 특별한 손맛을 모두 대단하다하면서도-

일류 스타요리사들은 에드워드니 레오니 외국이름의 남자들인걸.



결혼 후 첫번째 한국에서 지낸 명절..

정말 내가 여기 왜 왔는지 진심으로 혼란스러워진다.


명절증후군, 가사노동 분담 이런걸 말하는건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치자.

명절에나 만나서 뻘쭘하게 어정쩡 말섞음을 하고 있는, TV없이 살 수 없는 저 남자들이나,

평소엔 먹지도 않는 음식을 집안의 전통이란 이름으로 며칠걸려 만들어내는 이 여자들이나...

모두가 괴롭다.

당연한듯-그게 맞는 그림인듯. 

틀린그림에는 장가를 잘못갔느니-친정에서 뭘 배웠냐느니...

맞는 그림에 속하려고 노력하고 나니, 

나도 남편도 즐겁지 않다.


조상에 대한 공경이나, 

차례 문화나, 음식문화나...

미풍양속- 아름다운 것이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이 겪어온 여러가지 변화가 반영된건 아니니까.


점점 혼란스럽다.

나는 너무 공부를 많이 했나보다.

이 시기만 되면 수면 위로 올라오는...

부모님의 경계는 호적이란 이름으로 그어지고.

현실적인 부모님은 여전히 그 그늘에서 희생되는...

어느쪽도 행복하지 않은 이 제도의 잔해가 불편하다.


명절증후군이라고- 옛날 어머니들을 비교하며 엄살에, 불평이라해도- 

내 삶의 질은 21세기를 지향하는데에 있지, 19세기 재현에 있는 것이 아니니까.

나는 개의하지 않고 싶다.




아무도 안보는 블로그를 쓰면서도 두려운걸 보면,

대한민국 여성 해방은...정말 요원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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