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유리동물원을 봤다.
이 시기를 사는 우리들에게 어떤 화두를 던져줄 수 있을까 기대하면서-
마지막날 마지막공연 표를 구해 이 연극을 보러 상경했다!ㅎㅎㅎ
연극 유리동물원은, 미국 1930년대 대공황시대를 살아가는 한 가정의 이야기를 그린 연극이다.
이번 연극은 명동극장의 고전연극시리즈의 하나이고, 한태숙이 연출했다.
해설을 읽어보니,
테네시 윌리엄스의 자전적 연극이라고 할만큼 작가의 삶이 반영되어있고, 그래서 꽤 솔직한 그 시대가 그렸다고 보더라..
대강의 줄거리는,
과거를 잊지 못하는 남부출신 여인인 엄마(아만다 역, 김성녀)가 오래전 가출해버린 남편의 빈자리를 채우려하며
심약하고 심약해 아무것도 못하고 집안에서 거의 은둔하는 딸(로라 역, 정운선)과,
이 두 여인을 부양하기 위해, 시를 쓰고 싶지만, 창고에서 일하며 괴로워하는 아들(톰 역, 이승주)이랑,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로라의 오랜 짝사랑이자, 톰의 동창&직장동료(짐 역, 심완준)이 등장하면서 이 가족의 삶의 갈등은 표면화되고 극대화된다.
연극 자체가 나쁘지 않았지만,
(나의 굉장히 높은 기대일수 있지만) 화두를 던질만한 사회적 깊이와 공감대를 만들어내지는 못한 것 같다.
역시 김성녀라는 배우의 연기 관록은, 연극과 역할을 넘어서더라....
(다른 배우들도 잘했지만 좀 지나니 기억이 안나더라는..죄송ㅠㅠ)
좋은 연기를 봤고, 관객을 들었다놨다 할 수 있는 힘에 감동했지만,
연극 유리동물원이란 작품의 다양한 메시지를 전해주었는가,
혹은, 이 고전연극을 통해 우리사회와 시대에 맞는 새로운 메시지를 만들어내었는가는...
사실 의문이다.
...어차피 번역을 거친 작품은, 원작 그대로를 전달하기 어렵지 않은가.
게다가 "고전"이란 시대를 거듭하며 더 많은 메시지를 만들어내니까....
좀더 2014년의 우리사회를 반영해내는 노력이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나는, 예술이 불편함을 아름답게 전할 수 있고, 아름다움을 통해 불편함을 전달해낼 수 있는 파워를 가졌다고 믿는다.
이 연극이 그 파워를 십분 활용하였는가에 대해 의문이 든다.
그래도 내가 무척 사랑하는 명동극장에서 고전연극을 볼 수 있어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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